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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로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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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21.5.4] 조용할 틈 없는 오늘의 저녁
작성자 오키로북스 (ip:)
  • 평점 0점  
  • 작성일 2021-05-04
  • 추천 추천하기
  • 조회수 146

* 오늘의 일기 요정은 이시보!


오늘은 서점 근처 해장국집으로 저녁을 먹으러 갔다.

사장님은 거기서 파는 비빔냉면을 참 좋아하시는데

한 번도 주문 하신 적은 없다.

왜냐면 다른 입 짧은 분들이 항상 조금밖에 먹지 못하기 때문에

남는 건 다 사장님 몫이었기 때문이다.

오늘도 사장님과 나는 뼈 해장국을 시키고 

은지코는 비빔냉면을 주문했다.

그렇게 주문을 하고 난 뒤부터 쎄한 느낌이 들었다.


처음엔 옆 테이블 어르신이 뉴스를 보다가

대기업 욕을 하시면서 곧 망한다고 저주를 하셨다.

그러자 해장국 사장님이 대기업이 그런다고 망하겠냐고 하셨는데 

그 말에 무슨 버프라도 걸려있던 건지

어르신이 갑자기 폭주하기 시작했다.

대기업이라도 저딴 짓을 하는데 왜 안 망하겠냐,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고 있냐,

대우도 옛날에 청와대에서 

외국에 보내서 한 달 만에 어쩌고,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냐의 연속기를 날리시고

해장국 사장님이 손을 휘저으며 미안하다고 

취소한다고 말하고 나서야 

말 같지도 않는 소리냐는 얘기를 세 번 더 하시고 멈추셨다.


이제 좀 조용해지겠구나 싶었는데 

갑자기 해장국 사장님이 본인 사진이 붙어있는 컵을 들고 오시더니

오 사장에게 들이밀면서 이런 거 본 적 있냐, 

신기하지 않으냐, 

이거 우리 아들이 만들어준 거다 라면서 자랑을 하셨다.


그러자 갑자기 뒤 테이블에 있는 어르신이 

오사장을 돌아보며 

여기 사장님이 어버이날 선물을 받아서 신났다고 설명을 하셨다.

아 그렇군요~라며 오 사장이 사람 좋은 미소를 짓자 

어르신은 미끼를 문 물고기를 만난 듯 신나서 떠들기 시작하셨다.

어버이날에는 부모님께 

뭐 만나고 뭐 잘해야 하고 

뭐 선물해야 하고 쉬지 않고 얘기를 하는데

우리가 시킨 메뉴가 나와 먹으려 하는데도 멈추지 않으셨다.


오 사장이 더는 견디지 못하고 

‘저 밥 좀 먹을게요.’라고 말을 하고 난 다음에야 

낚싯줄이 끊어진 낚시꾼처럼 조용해졌다.

하지만 이내 정치 뉴스가 나오자 

뒤, 옆 테이블 어르신이 합세해서 대환장파티가 열려버렸다.

서로 목 높여 욕을 주고받으시니 

해장국 사장님도 죽을 맛인지 채널을 바꿔버리셨다.

그렇게 모든 환장 파티가 끝난 뒤에 

우리도 맛을 제대로 느끼며 먹을 수 있었다.


난 조용히 은지코에게 물었다.

'이 감자전 맛있어요?'

은지코는 맛있다고 대답을 했고 나는 더 낮은 목소리로 말을 했다.

'맛있게 먹어요. 우리는 이 식당 마지막 날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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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현주 2021-05-05 0점
    수정 삭제 댓글
    스팸글 이시보님의 일기는 조곤조곤 재밌어요 ㅎㅎㅎ
  • 김승하 2021-05-08 0점
    수정 삭제 댓글
    스팸글 이 모든 걸 기억하신 이시보님 기억력과 흥미진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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