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글을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하지만, 스스로에게 기대하는 만큼 자주 글을 쓰지는 않는데요,

그런 자신을 채찍질하길 여러 번, 오키로북스 인스타그램을 통해 온라인 글쓰기 프로그램을 알게 되어 신청하게 됐어요.

4주 간의 글쓰기가 부담될 법도 한데 친근한 주제와 짧은 분량, 합리적인 가격까지 모든 게 마음에 들었어요.

[글쓰기 주제]

누군가가 정해주는 주제로 글을 쓰는 건 수업 과제가 아니고서야 흔치 않은 일이잖아요.

행여 내가 잘 모르는, 관심 없는 주제가 나오면 어쩌지 걱정도 살짝 됐어요.

그래도 그 나름대로 글쓰기 챌린지겠지- 싶은 마음이었죠.

글쓰기 모임 시작 전 올라온 공지에서 서로에 대해 점점 알아갈 수 있는 주제를 준다는 말에 하루 전부터 두근두근 궁금했습니다.

구독하는 채널과 영상, 추천하고 싶은 책, 좋아하는 인스타그램 계정, 가장 받고 싶은 선물 등

익숙하지만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글로 쓰려니 한껏 낯설어지는 주제들이 미션처럼 주어졌습니다.

주제를 보자마자 하고 싶은 말이 잔뜩 떠오르는 주제도 있었고 쉽사리 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 주제도 있었습니다.

전자도 후자도 다 좋았어요. 이야깃거리가 많아 그 중에 제일을 골라 쓰는 글쓰기도,

곰곰이 생각하며 스스로도 몰랐던 마음의 길을 따라 소재를 발견하게 되는 글쓰기도 모두 재미있었습니다.

특히 글쓰기에 대해 두려움이 있는 분에게 좋을 것 같아요.

빈 종이, 화면을 보고 있으면 '그래서 어떤 글을 쓸지'가 가장 막막하잖아요.

이번 글쓰기를 하면서 관련한 주제들도 스스로 생각해보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글쓰기 분량]

500자라는 분량에 사실 당황했었어요. 너무 짧지 않은가 하고요.

실제로 글을 써보니 역시나! 짧았답니다?!

충분한 묘사나 표현을 하고 싶은데, 얼마 적지 않았는데,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금세 500자가 넘었어요.

500자를 살짝 넘길까 여러 차례 고민도 해봤지만 500자에 맞춰 적는 것 자체도

글쓰기 훈련이라고 적혀있어 500자에서 10자 이상 벗어나지 않게끔 글을 다듬었습니다.

저의 경우는, 일단은 하고 싶은 말을 분량에 관계없이 800자 이내로 적은 뒤

사족으로 느껴지는 문장, 자꾸만 과하게 사용하게 되는 쓸데없는 부사, 지우기 덜 아까운 문장 순으로 탈락시켜가며 다듬었습니다.

또 남겨두고 싶은 문장들은 더 함축된 문장으로 합치려고 노력했어요.

이 과정을 거치면서 경제적인 글쓰기도 함께 연습한 것 같아요.

여전히 말도 글도 긴 사람이지만 내가 쓴 글을 다듬는 걸 여러 차례 반복하면서 점점 부사나 사족을 덜 쓰게 되더라고요. (근데 이 후기는 왜이렇게 길까요?)

[전체적인 후기]

매일 짧고 간단한 글이라도, 글쓰기 습관을 들이고자 시작했는데요.

바쁜 때엔 놓치기도 하고 까먹기도 하고 밀려 못 쓴 주제도 많이 있네요.

아직도 시작하지 못한 주제들은 따로 적어두고 꼭 완성할 계획입니다.

브런치에 제가 그동안 적은 글들도 따로 모아놨어요.

시리즈처럼 저만의 주제를 생각해 쭉 이어갈 생각입니다.

벌써 내일이면 마지막이라는 게 믿기지 않게 시간이 빨리 갔네요.

혼자만의 다짐에 여러번 무너졌던 저와 비슷한 분들!

이곳 역시 글 안 쓴다고 독촉하거나 혼내거나 하지 않는, 결국엔 스스로 쓰는 글이지만

내가 쓴 글에 진심 가득한 댓글을 한 번 맛보면 소소하고도 묵직한 성취감에 글쓰는 재미가 더해질 거예요!

강추합니다! 별이 다섯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