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키로북스 막내이자 행동대장 은지코입니다.
저는 지난 1년 동안 오키로의 주말 직원으로 일을 하다가
이제 곧 ‘매일 직원’이 되는데요.
지금은 본격적으로 출근을 하기 전에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열심히 달리다가 갑자기 시간이 많아지니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하나 고민이 많은데요.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쉬고 싶어야지 싶다가도,
시간이 있을 때 하나라도 더 배우고
경험해야지 싶어서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글을 쓰거나 영상을 만드는 일 모두
재미있고 좋아서 시작한 일이었는데,
이제는 취미 이상으로 잘하고 싶다 보니
쉬면서 할 수 없는 일이 되었고요.
저는 정말 일을 좋아하고 잘하고 싶은 욕심도 많은 사람이에요.
특히 오키로 일이라면 더 열심히, 더 잘하고 싶고요.
그렇다 보니 일로 자신을 증명하려고 할 때가 많더라고요.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의 자연스러운 나보다
일을 하면서 성과를 내고, 인정을 받고,
바쁘게 움직이는 나로 살 때가 더 많고,
그 모습이 더 편하게 느껴지는 거죠.
아마 그래서 지금 쉬고 있는 이 시간이 더 어색하고 힘들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일단 바쁠 때 하지 못했던 일들로
시간을 채워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평소보다 많이 자고, 카페에 가서 멍도 때리고,
등산도 하고, 밀린 이불 빨래도 하고요.
언제 다 보나 싶어서 엄두도 못 내던 드라마도 시작하고
하루 정도는 집이 아닌 곳에서 뒹굴뒹굴하고 싶어 호텔도 예약했어요.
쉬는 게 어색하더라도, 쉬어야 할 때 쉬지 않으면 일도 재미있게 할 수 없다는 걸 작년에 번아웃을 겪으며 알게 되었거든요.
‘일하지 않는 나’와 충분히 시간을 보내야 ‘일하는 나’가 지치지 않고 오래 즐겁게 일할 수 있다는 걸요.
오키로 손님분들 중에도 저처럼 일 욕심이 많고 쉬는 걸 어려워하는 분들 계실 거라고 생각해요.
잘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세상에서
맘편히 쉰다는 건 어쩌면
일을 많이 하는 것보다 어려운 일인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저도, 이 일기를 읽는 여러분도
‘일하지 않는 나’가 원래 뭘 좋아하고,
어떤 사람이고, 어떨 때 가장 자연스러운지 고민하면서,
일과 일이 아닌 삶의 밸런스를 잘 잡으며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여러분, 열심히 일하고 잘 쉽시다!
곧 시작되는 설 연휴는 편안히, 푹 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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