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은 그림인데 그림을 오지게 못 그려서 학교다닐 때부터 미술 선생님들의 구박 1순위였어요.

저는 이상하게 손재주가 좋은 편이라 손으로 만드는 건 이것저것 다 잘 하는 편인데 그림만 유독.. 정말 심하게.. 못 그리더라구요.

똑같이 배워도 왜 나는 이게 안 되지? 아니 선을 이렇게 그으래서 그었는데 왜 내 결과물은 이모양? 이렇게 되더라구요.

나중에는 미술 시간만 앞두면 머리가 아프고 배가 아픈 지경에까지 이르렀습니다..

당연히 대학 와서는 예술 분야의 교양을 무조건 들어야 한다는데, 대부분이 직접 그리고 실습하는 수업이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선택한 과목은 뭐다? 어렵기로 악명높은 미술사 과목이었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는 걸로 스트레스 받을 바에야 모나리자를 어떻게 표현했는지를 외우면서 스트레스 받으리!

그렇게 담 쌓고 지내온 지 어언 10년.. 아이패드 드로잉이 유행해서 아이패드를 샀는데 쓸 수가 없어요..

프로크리에이트는 샀는데 이상하게 내가 그리면 너무너무너무 이상해서 아 이것도 손 타나보다^^ 하고 접고

오직 유튜브 보는 용도.. 넷플 보는 용도로만 쓰다가 우연히 이걸 봤는데 마지막 도전이라 생각하고 신청했습니다.

그 결과

아니!!!!!!!!!! 이걸 내가 그렸다고!!!!!!!!!!!!!!!!! 믿을 수 없어!!!!!!!!!!!!! 아캔빌립잇!!!!!!!!!!!!!!!!!!

심지어는 제가 그린걸 엄마한테 보여줬더니 이거 니가 그렸다고? 에이 그짓말~ 이라고 하시더라구요..

제 능력이 아직 한번에 흡수할 수는 없어서, 지난번에 듣고 꾸준히 돌려보면서 복습하는 중인데,

조금씩 조금씩 실력이 더 나아지는 것이 눈에 보여서 너무너무 행복하고 그렇습니다ㅠ_ㅠ

사실 저는 선 하나 긋는것도 어려워하고 힘들어 하는 사람이어서 이 수업도 사실 처음엔 힘들었거든요.

선이 약간 삐뚤면 넌 직선이라는게 뭔지 모르니? 하던 중학교 때 미술 선생님이 생각이 나고

색칠한 것이 약간 어색하면 어이구 차라리 색맹이 낫겠다 하던 고등학교 때 미술 선생님이 생각이 나고

그러다보니 하루 10분이라고 하시는데 첫날 연필 그리는데 한시간 걸린 사람 나야 나.. 나야 나..

그런데 점점 그림에 대한 부담감이 많이 줄어들고 그리는 것이 즐거워졌어요!

그림그리기가 즐겁다는 것을 알게 해 주신 키드님과 이 자리를 만들어주신 오키로북스에게 이 영광을 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