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일기요정은 이시보 입니다.
오늘 출근을 하기 위해 부천역에 도착했다.
계단을 내려와 지하에 도착해서 카드를 찍고 나오자 라멘집이 눈에 띄었다.
예전부터 보기만 하고 한 번도 간 적이 없었는데
사장님과 같이 지하철을 타러 갈 때마다 저 라면집이 정말 맛있다고 나에게 자랑을 하셨다.
정말 볼 때마다 저 집 맛있는데…. 라면서 한번을 데리고 가지 않았다.
오늘따라 그 얄미운 사장님의 말이 생각이 나면서 군침이 돌았다.
그래서 시간을 보니 12시 40분, 출근은 1시였다. 과
연 내가 20분 안에 주문과 식사를 마칠 수 있을까 고민이 들었다.
보통 때였으면 그냥 오키로로 향했겠지만, 오늘은 뭔가 먹고 싶은 욕심이 커졌다.
그렇게 고민을 하는 사이 내 다리는 내 뇌의 동의 없이 어느새 라멘집 키오스크 앞에 도착해있었다.
어쩔 수 없이 기본 라면을 주문하고 자리에 앉았다. 혼자 밖에서 잘 안 먹는데 다행히 매장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그렇게 자리에 앉아 시계와 주방을 번갈아 보면 초조하게 라면을 기다렸다.
나의 간절함을 알았는지 빠르게 라면이 나왔다.
내가 시킨 게 단품인 줄 알았는데 공깃밥까지 나오는 세트였다.
그런데 공깃밥이라는 게 하트모양으로 조그만 주먹밥같이 나와서 이 안에 뭐가 들었나 궁금했다.
일단 라면 취식의 기본인 국물을 맛보았다.
맛을 보자 고깃국물의 깊은 맛이 마치 설렁탕처럼 느껴졌다.
아쉽게도 난 설렁탕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는다.
다시 가득히 쌓여있는 숙주와 면을 같이 먹어봤다.
너무 뜨거웠다.
내가 이 용광로에서 달군듯한 내용물들을 촉박한 시간 안에 먹을 수 있을까 걱정이 들었다.
일단 걱정은 뒤로한 채 곱게 빛나는 차슈를 먹어봤다.
적당히 배인 양념과 불맛의 조화가 아주 맘에 들었다.
차슈덮밥이 있다면 다음엔 꼭 차슈덮밥을 시켜 먹고 싶은 마음이었다.
라멘의 탐색이 끝나고 아까부터 궁금했던 주먹밥의 속을 탐구할 시간이 왔다.
설레는 마음으로 주먹밥을 한입 먹은 순간 아…무것도 없네…이럴 거면 그냥 공깃밥을 주던가…
더럽게 밥은 조금만 쓰고 모양만 하트면 다인가.
사랑 없는 연애를 한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주먹밥에 속아 헛한 마음을 라멘으로 채웠다.
이렇게 딴생각을 하면서 밥을 먹다 보니 출근 시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렇게 긴장감 있게 표현했지만,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라면을 먹었다. 아
무리 조급한 상황이 찾아와도 우리는 그 안에서 침착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체하지도 입안을 데이지도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라면그릇을 비우면서 지각할 용기를 가득 채우고 밖으로 나왔다.
오늘은 왠지 유난히 상쾌한 출근이었다.
표현력 무엇!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