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업무일지 쓰는걸 굳이 돈내고 들어야 하나? 그냥 쓰면 되는거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데 다행히 저는 저란 인간을 나름대로 잘 파악하고 있어서 강제성이 없으면 작심삼일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죠ㅎㅎ

그래서 저에게 강제로 업무일지 쓰기를 시키기 위해 신청했어요.

그런데 제가 생각한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배워가는 것 같아요.

저는 제가 이렇게까지 기록을 못하는 사람인지 몰랐어요. 업무일지라는게 그냥 투두리스트 나열하고 체크하는 거랑은 다르더라구요.

매일 은지코님이 던져주시는 질문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저는 걱정과 생각이 많은 성격이라 자기 전에 가끔 오늘의 실수 따위를 되새겨볼 때가 많거든요. 그럼 잠을 잘 못 자요, 이불차느라.

그런데 자기 전에 업무일지 제출하러 와서 은지코님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하고, 다른 분들의 답도 읽다보면 지나간 과거에 대한 걱정이나 후회가 아니라 나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잘 하는 사람이야, 내일은 어떻게 해야지, 앞으로는 이런 사람이 되어야지, 하고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오늘도 참 잘 살았다, 내일은 더 잘 살아야지라는 만족감을 안고 잠들게 되니 꿀잠자고 알람 울리기 전에 잘 일어나는 새나라의 어른이가 될 수 있었어요!

매주 만나는 줌데이도 너무 유익했구요. 특히 일과 관련해 다른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는 생각보다 더 귀해요. 줌데이 한 번만 참여해보면 얼마나 귀한 시간인지 알게될걸요?

저에게 특히 도움이 되었던 건 '회고'였어요.

그냥 투두리스트를 나열하는 방식이었다면 몰랐을 문제점과 아쉬운 점들이 데일리회고를 쓰려니 눈에 보였고, 아쉬운 점만 쓰기엔 멋쩍은 마음에 해결법을 찾아보게 되더라구요.

하루는 이유없이 피곤한 날이 있었는데, 업무일지를 쓰지 않았다면 그냥 '오늘 피곤하네' 라고 지나쳤을 거예요. 그런데 업무일지를 쓰다보니 피곤해서 어떤 실수를 했다, 라고 쓰게 되었고, 이틀 연속 '피곤해서 실수했다'라는 문장을 쓰니 어 이거 문젠데?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연스럽게 피곤한 이유를 알아보고 해결법을 찾게 되었지요. 그 다음날은 몸은 피곤했지만 말똥한 정신으로 만족스러운 업무를 해나갈 수 있었어요.

투두리스트만 나열했다면 이틀 연속 피곤하다는 핑계로 실수를 합리화하려 한 나쁜 습관은 발견하지 못 했을 거예요.

아직도 여전히 업무일지와 회고를 솔직하게 쓰는 건 힘들지만, 매일매일 아주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나 자신을 마주할 수 있었어요 :)

저는 다음 기수도 신청하러 가요🥰

업무일지 쓰기가 아직 습관이 안 된 것 같아서요, 매일 참여를 하긴 했는데 12시 되기 전에 아맞다! 하고 부랴부랴 참석하게 되더라구요. 요 나쁜 습관만 잡으면 딱 좋을 것 같아서 한 번 더 참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