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지만 일을 꽤 오래 해왔음에도 업무일지라는 것을 써 본 적이 없어요.
그냥 출근하면 메모장 켜놓고 해야될 일 쓰고 하면 지워나가는 식?
그렇다 보니 업무의 연속성도, 그때 내가 뭐 했지? 하면 기억나지도 찾아볼수도 없더라구요.
그리고 사소하긴 해도 자꾸 비슷한 실수(물론 저만 아는 실수지만)를 하니까 자괴감도 컸구요.
그러다가 업무 기록 습관 만들기라는 워크샵을 보고 업무 기록을 그냥 하면 되는거지,
무슨 돈 내고 기록하는 방법을 배워? 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큰 착각이었어요.
일반적인 태스크만 기록하는 것이 아닌 '회고' 라는 부분이 정말 큰 역할을 하더라구요.
오늘 이 일을 할 때 내 기분은 어땠지? 어떤게 잘 되고 어떤게 잘 안 되었나? 하고 생각하다 보니
나름대로 잘 된 일이 왜 잘 되었는지 확인하고 안 된 일이 이유가 뭔지 분석하게 됐어요.
자연히 업무 능률도 오르고, 자잘한 실수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줌타임!!!!!!!!! 이거 너무너무너무너무 소중해요 죽어도 못 잃어..
사실 일 욕심 많고 직장에서 더 잘하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한 분들은 아시겠지만
우리 같은 사람이 회사에 그리 많지는 않잖아요..? 특이하단 소리 동료들한테 들어보셨잖아요..?
그렇다보니 비슷한 목표를 가진 사람들끼리 '일' 이라는 주제로 대화하는 줌 타임의 힘이 참 크더라구요.
친구들한테 얘기하면 뭘 그런 걸 신경써~ 모른척 해~ 라고 쉽게 대답할 수 있는 것도
같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기도 하고, 다른 분들의 이야기에 고개 끄덕이는 인형처럼 폭풍 곰감하기도 하고..
어려운 사회에서 한 줄기 빛 같은 느낌이라서 저는 다음 기수도 이어서 신청했어요.
저와 비슷한 고민이 있으셨던 분이면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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