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팀오키로북스 회의를 자주 하고 있다.
중요한 일이라 서로 대화를 하다보면 의견이 충돌되는
부분이 많은데, 하루는 내가 “그냥 너네들이 알아서 정하고
나한테는 그냥 알려주기만 해. 내가 그 의견에 그냥 따라갈게”
라고 말했다.
그런 내게 김경희는 시작하기 전에 서로 의견이 합쳐지지 않으면,
나중에 진행하면서 안 좋은 일이 생기니 의견을 꼭 맞춰서 가야한다고 했다.
사실 얼마 전 나는 김경희와 은지코에게 솔직한 내 감정을 털어놨다.
“내가 무슨 의견을 내놓으면 너네가 굉장히 답답하다는 식으로
한숨을 내뱉는데, 너네도 물론 내가 답답한 게 있어서 그런거겠지만
자꾸 그러면 나도 의견을 내놓기가 싫어져. 그러다보니 스스로
내 아이디어가 너무 올드한가? 라고 생각하게 되면서,
그렇다면 20,30대인 젊은 너네들에게 맡기고 나는 그냥 따라가는 방식이
더 좋지 않을까해서 그렇게 얘기한거야. 단순히 화가 나서 너네 의견을
그냥 따르겠다고 말한 게 아니라. 그리고 왠지 가끔씩 너네 둘이
편을 먹고 날 공격하는 거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어서 그것도
조금 기분이 안 좋아."
집에 가는 길에 김경희는 내게 문자를 보내 생각해보니 자기들의
행동이 잘못된 거 같았다면서, 사과하고 싶다고 했다.
그 사과를 들으니 그들이 왜 나를 답답해하는지 돌아보게 됐다.
나는 논점과 어긋나는 의견을 자주 말한다. 그리고 다같이 숲을
이야기할 때 나는 자주 나무를 이야기한다. 이건 내가 작은 일부터
시작해서 점점 파이를 키우는 방식으로 일을 하기 때문이
아닐까도 생각해봤다. 아무튼 그럴때마다 그들은 답답한 마음에
한숨을 쉬었는데, 나는 그럴때마다 표현은 안했지만
화가 났던 거 같다. 그러면 자꾸 그들의 의견을 오히려 부정하고
싶어지는 심리가 나오고, 의견은 더 합치가 되지 않는다.
성격상 금방 잊어버리기는 하지만 감정을 담아두기도 한다.
오늘 ‘규칙없음’이라는 책을 읽다가
‘자신의 생각을 있는 그래도 말하라 (긍정적인 의도로)’ 라는 부분을 읽고
순간 이 생각이 났다. 나는 솔직한 내 표현을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건 잘 한 일이 아니었을까 싶다.
사실 이런 표현을 하면 분위기가 갑자기 어두워질 수 있음을 두려워해서
회피하는 편에 가까운데 그 날은 왜 그렇게 말을 했는지 모르지만,
어쨌든 잘한 일 같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나는 그 감정을 더 깊숙이
쌓아두고 있었을테니까.
저도 오늘 회의에서 기획한 내용 너무 뻔하다는 말 들었는걸요. 뭐 이 정도야 늘 나오는 말이지만 당연히 기억에 그 순간은 남죠. 지금 그거 수정하면서 연말 일은 참 많은데 왠지 딴짓이 하고 싶어서 오키로 들어왔거든요. 그런데 이런 글이 있어서 신기하네요. 일이 원래 오만 감정을 이끌어내잖아요. 그렇게 뭐 조금씩 더 단단해지는 거라고 생각해요. 경험상 수정하면 다음 기획서가 무조건 더 좋더라고요ㅎㅎ 다 나아지는 과정인 거죠. 함께 힘내요:)!
고맙고 좋은 마음만 표현해야 되는 건 아니잖아요.
불편하거나 속상했던 일들도 표현해야 더 오래 더 돈독하게 사이가 유지되는 거 같아요.
표현하길 잘하신 거 같아요 ^^
서로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감정을 나누는 오키로 식구들 다 멋져 증말... ♥
그리고 이제 장난으로 오팀장님 10번 공격할거 줄여서 1번만 할게요? ㅋㅋㅋㅋ (아예 안하긴 너무 어려울것 같아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