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VC 커버까지 받고 후기 남기고 싶어서 드릉드릉 기다렸습니다. :D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연히 오키로북스를 알게 된 이후로 꽤 오랜 시간이 지났네요. 제법 오래(?) 오키로북스를 알고 있었습니다.ㅋㅋㅋ

오키로북스의 인스타그램을 보면서 (당시엔 A4용지에 낱장으로 출력하셨던) 습관표의 하루하루가 채워지고, 그 하루들이 모여 꽉 채운 한 달이 될수록 점점 더 꼬질꼬질, 너덜너덜(?)해지는 습관표와 함께 조금씩 변화하시는 사장님의 모습을 지켜봤답니다.

저는 어머니께서 농담에 진심을 섞어 “계획 없이 살면 지킬 게 없어서 마음이 편하니?” 하시는 말씀을 들을 정도로 애초에 계획을 싫어하고, 세운 계획을 끝까지 가져갈 끈기와 성취욕도 없는(줄 알았던) 사람입니다. 

부끄럽게도,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 하고 싶어서 시작했던 일 중에서 마무리까지 끝낸 건 열 손가락에 꼽는 것 같네요. 

그마저도 시한폭탄처럼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미뤄두다 터지기 직전이 되어서야 ‘도저히 안 되겠다.’ 하며 며칠 밤이고 몰아서 끝냈거든요. 

이미 몰아서 하기 시작했을 땐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해야 하는’ 일이 됐던 거죠.

나름 좋아하고, 하고 싶었던 일이니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과 함께 하면 더 잘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모임에도 들어봤지만, 

모임에 참여하는 동안에도 하고 싶었던 일에 대한 만족이나 성취, 기쁨보다 역시나 ‘해야 하는 일’이 되어 부담스러워졌고, 

그 부담감이 회피가 되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을 정도까지만 또 미루고 미루다 막판에 부랴부랴, 최소한의 마감 커트라인을 지키는 정도만 했던 것 같아요. 

그동안의 삶에서 제대로 된 계획을 세워보지 못했으니 제대로 된 성취감을 누릴 줄 몰랐던 것 같아요. 

지금까지의 저는 무턱대고 세웠던 계획에 맞춰 어떤 방법으로든 끝냈지만 ‘해야 하는 일’이었으니 즐거웠던 적도 드물고, 

하고 싶다고 시작했으면서 작심삼일도 못 하는 저 자신이 너무 싫었습니다. 

제가 어떤 사람인지 이해하려고 노력도 하지 않은 주제에, 가진 욕심과 저 자신에 대한 바람이 너무 크다거나 계획이 너무 거창하다는 생각은 하지도 못하고 

그저 이뤄내지 못했다는 결과만 보여서 스스로를 많이 몰아세웠습니다. 

오사장님의 습관기록을 지켜보면서 처음에는 오사장님을 응원하는 정도의 가벼운 마음이었는데 

차츰 오사장님의 꽉 찬 습관표가 늘어날수록, 또 그 이후 습관노트가 세상에 나온다는 소식에 ‘나도 해보고 싶다.’는 반가운 마음과 함께 

스스로 지킬 수 있는 정도의 계획은 어떤 것일지, 어떤 생활이 습관이 되면 좋겠는지 천천히 생각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텀블벅으로 받은 두 번째 습관노트를 며칠 전 시작했습니다. 

한 달의 시간 동안 완전한 습관이 되지는 않았지만 아주 미묘한 변화가 생겼어요. 

가장 먼저는 1) 10분 일찍 일어나기로, 2) 출근준비를 하는 동안에는 휴대폰을 만지지 않기로 스스로와 약속하고 한 달을 지내보니 

간신히 정시출근을 지키던 제가 요즘에는 20분 일찍 도착해서 1등으로 사무실을 오픈하는 문지기가 되었습니다. 

오전 9시, 업무 시작 전까지 오전에 마실 차를 우리고 오늘의 업무를 준비한 후에도 시간이 남아서 자투리 시간에 할 수 있는 더 작고 소소한 취미를 찾아보려고 고민 중입니다. :) 

저도 모르는 사이에 활력이 생긴 것 같아요.

연말이라 업무가 너무 바빠져서 가끔 지키지 못하는 날들이 있지만, 습관표에 3점을 적을 때마다 짜릿했던 기분을 잊을 수 없어 ‘내일은 꼭 3점을 적을 테다.’하고 더 열심히 살게 됐습니다. 

매일 똑같은 직장생활과 많은 업무, 자신에 대한 불신과 미움으로 무기력했던 게 무색할 정도로 내일은 어떻게 보낼지 고민하며 나름 어제보다 조금 더 즐겁게 지내고 있어요. 

저도 할 수 있다는 소소한 긍정과 작은 일이라면 또 다른 일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믿음으로, 매일 더 나은 하루를 보낼 수 있게 해주는 좋은 노트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D 

습관노트 오래오래 만들어주세요...♥ 텀블벅에서 받은 1년치 끝내면 또 살 거니까요...♥♥